스위스 이야기/스위스 즐기기

알레치 빙하 (Aletsch Glacier)

놀고먹는이리 2009. 8. 18. 06:47

금요일 저녁에 이탈리아에서 박사과정하는 후배가 찾아왔습니다.

 

저는 스위스 살면서 이탈리아로 보낸게 미안하긴 했지만.. ^^;

그래도 3년만에 박사학위를 준다고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로잔 근처에 몽트뢰, 시옹성, 브베를 갈까 했지만..

그래도 스위스에 왔는데 한번은 산을 봐야하지 않을까 해서 출발한 곳은 ..

 

알레치 빙하 (Aletsch Glacier)

 

 

(알레치 빙하 위치)

로잔에서 약 2시간 정도 가면

알레치빙하의 아래쪽 마을이 나옵니다.

 

올라갈수 있는 마을은 세군데가 있습니다.

처음은 Morel → Riederalp (왕복 18프랑, 반액카드 사용가능)으로 가는 케이블카가 있고.

두번째 Betten Talstation → Bettmeralp (왕복 18프랑, 반액카드 사용가능) 케이블카가 있고.

마지막으로 Fiesch → Eggishorn (왕복 42.8프랑, 반액카드 사용가능)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마지막 루트가 비싼이유는 경관이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리는 다 18프랑인줄 알고 그쪽으로 갔습니다. ㅠ.ㅠ)

(이렇게라도 위로를 해야해야지.. 안그러면.. ㅠ.ㅠ 배가 아파오네요..ㅠ.ㅠ)

 

(알레치 빙하 가는길)

왼쪽길로 가야하는데..

오른쪽으로 가는길에 세인트 버나드(이탈리아)로 가는길과 샤모니(프랑스), 그리고 마티니(프랑스)로 가는길이 있네요. ^^

 

 

(알레치 빙하 가는길)

저번에 마테호른에서 돌아오던 악몽이..

(눈오는 날.. 해는지고... 산길에... 가로등은 없고... 최악이던 길.. ㅠ.ㅠ)

아무튼... 저번에 갔던 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점을 먹고 출발했는데.. 배가 고프네.. ㅡ.ㅡ;

그래서 가던중에 들른 웨스턴 레스토랑..

 

 

 

(가다가 들른 레스토랑)

음냐.. 가다가 들렀는데..

주차장에 할리 오토바이가.. 가득...

 

안에 들어갔더니.. 가죽잠바에(이더운날... 품生폼死를 택하느니.. 그냥 시원하게 살겠다.) 선그라스 낀 덩치가 적어도 20명 정도 한테이블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들어가서 앉은지.. 10분 정도 지나도 아무도 안오길레.. 후배가 웨이터 부르러 가고..

와이프는 와니 밥을 데우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웨이트리스가 왔습니다.

이리 "Do you speak English?" (허거.. Sprechen Sie Englisch? 가 안나왔다..이론)

웨이트리스 "Nein" (No의 독일어...)

 

그러더니 휙 가버리네요..

허거거.. (이게 식당이야???)

 

그동안 아기 이유식이 다 데워져서.. 아기 이유식 준비가 끝난상황..

다른 웨이트리스가 왔습니다.

이리 "Do you speak English?" (허거거.. 또 독일어 안나왔다.. ㅠ.ㅠ)

웨이트리스 "Yes"

(하지만 웨이트리스는 그 이후로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서 쓰기 시작했다.. ㅡ.ㅡ;)

이리 "혹시 영어로 된 메뉴판 있어?"

웨이트리스 "없어.."

이리 "ㅡ.ㅡ; 그럼 이 메뉴좀 설명해 줄래?"

웨이트리스 "#^@#%$^, and %#*#@@ and ^(&&*(% 야"

(메뉴판을 그대로 읽었다.. )

이리 "(넌 한국어 읽어주면 해석가능하냐... 라는 말을 꾹 참으며) 음식 추천좀 해줄래?"

웨이트리스 "(각 음식의 종류를 써놓은 글귀를 찍으며) 이거 이거.. 이거.. "

이리 "(음냐.. 내 영어 못알아 들었나 보다.. 너 영어는 할줄 아니?) 아니 그거 말고 추천.. "

웨이트리스 "?????????????????????"

이리 "그럼 됐고.. (Chile Con Carne를 가르치며) 이게 뭐야?"

웨이트리스 "칠리 꼰 까르네 몰라? 그거야 칠리 꼰 까르네"

이리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웨이트리스 "음냐..... 그럼 나중에 고르고 음료수 부터 시켜.. "

이리 "그래.. 그럼 콜라 두잔에 물 하나"

웨이트리스 "그럼.. 2분 있다가 올께..."

(그 후로 10분이 지났다...)

 

지나가는 아까 그 웨이트리스를 불렀다.

웨이트리스 "eine minute (해석 : 잠깐만)"

음냐. 독일어다.. 이 한마디를 남겨놓고.. 10분동안 음료수 내올 준비는 커녕 콧배기도 안보였습니다.

 

그동안 와니는 이유식을 다 먹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유유히 그 음식점을 나와버렸습니다.

다시는 안가겠다는 생각과 함께.. 블로그에 남겨서.. 아무도 못가게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요..

(이렇게..^^; 사악~~~~~~~~~~~~ ㅡ.ㅡ+)

 

그리고 차를 타고 약 5분을 더 가서 다른 마을에 도착.. 아무리 토요일이고 휴가기간이지만..

보통 저녁 6시 까지 하는 상점도 다 닫고.. 오후 5시 까지 한다는 식당도.. 3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구요.

어떻게 이런 마을이 있는지???

 

아무튼 3시까지 한다고 한곳에 가서..

이리 "Do you speak English?" 영어해?

점원 "Nein" 아니

이리 "parlez-vous français?" 불어해?

점원 "Nein" 아니

이리 "Bye-Bye" 잘있어. ㅠ.ㅠ

점원 "빠이 빠이" 잘가. ^^

 

그래서 간곳은 맥도날드..

겨우 찾았습니다. 가자 마자.. 앞에서 시킬려고 섰는데..

후배 "Do you speak English?"

(후배는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1년해서.. 저보다 영어 잘합니다. 나도 연수보내줘....)

점원 "No" (헉 영어다)

후배 "Lei parla italiano?" 이탈리아 어 할줄알어?

점원 "Si" (이탈리아어다.. Yes)

 

그 이후 이탈리아어가 약간씩 오고가는데...

후배의 이탈리아어가 약했나 보다.. 점원이 잘 못알아 듣습니다.

(물론 점원도 이탈리아어를 잘 하는게 아닌거 같았다)

 

다시 영어로..

휴.. 겨우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Fiesch 케이블카 타는곳)

열심히 달려서 케이블카 타는곳에 도착했습니다.

도착시간 3:56분..

 

주차증 끊고.. 열심히 위로 올라갈 준비를 하는순간..

"따르르르릉...." (해석 : 이번 케이블카는.. 너희를 태우고 싶지 않다)

  

(케이블카 출발)

음냐.. 놓쳤습니다..ㅠ.ㅠ

 

위로 올라가서.. 표를 사고..

 

(Eggishorn 행 표)

마지막 시간을 물어보니.. 4:30분 케이블카가 마지막 케이블카라는... ㅠ.ㅠ

도착한 시간이 4시인데.. 흑흑..

 

(지도)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Aletsch 빙하를 보기위해서..

열심히 달려왔건만.. 그래도 올라가봐야 제맛이 아닐까 해서..

올라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을 즐기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가격이 상당히 싸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희는 할줄 몰라서.. 패스.............(사실 무서버요... )

 

 

(케이블카 도착)

드디어 우리를 환영해 주는 케이블카가 도착하고 있네요.

근데 가 보니.. 저건 마지막 케이블카고.. 우리껀 다른데 벌써 서있었습니다.

 

 

(케이블카 에서 본 마을)

간만에 타본 케이블카.

스키장의 그것보단 못했지만..

그래도 멋있는 풍경이 펼쳐지네요.  

 

(케이블카 갈아타는곳)

케이블카가 두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를 내리시면 중간 마을에 도착하게 되어있네요.

 

거기에서 하이킹을 즐기시는 분들이 꽤 되더라구요.

 

(두번째 케이블카 앞에서)

앞에서 사진한방 찍어주고.. ^^ 

 

(두번째 케이블카)

두번째 케이블카에는 저희 일행과 바퀴벌레(연인???)한쌍이 타고 있네요.. ^^;

(오래된 연인인듯하던데.. 아님.. 남매인가????)

 

(케이블카 에서 본 산속 풍경)

케이블카에서 본 산속 풍경입니다. 중간에 연못(??)도 있고.. 좋네요.

 

(알프스 산맥)

중간쯤 가서 와이와 빠이 빠이 놀이를 하시던 케이블카운전사 분께서 갑자기 한방향을 가르치며...

멋진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운전사 "마테호른!!!"

 

침묵~~~~~~~~~~~~~

 

영어를 못하시는듯한 운전사 분께서는.. 저길 보라는 무언의 메세지를 눈으로 쏴 주시고..

우리일행은 그쪽을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저 이외에는 마테호른이 가운데 산인줄 아는 우리 일행들...

 

한번 잘난척 해 주고.. ^^ (그림에도 표시해 주고...)

실제로도 좀 멀게 보이더라구요.

  

 

 

 

 

 

 

 

(알레치 빙하)

드디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 알레치빙하.

 

하지만.. 4시 45분에 도착한 저희 일행은 5시 15분 막차를 타고 내려가야하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에이 그 식당만 아니었으면.. 한시간은 더 볼수 있었는데... 다시한번 식당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며)

 

스위스에서 온지 2년 가까이 되어가면서 왠만한 산을 봤을때 감동이 오지 않았는데..

역시 아직도 멋진곳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하게 되네요.

 

(여기서 잠깐)

알레치 빙하에 대해서 알려드리면..

 

길이는 약 23km 정도이며 가장 높은곳은 융프라우 근처에 해발 4000m이고, Messa 골짜기 부근에 빙하동굴 (해발 2500m)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가보질 못했습니다. 갈려고 했었는데.)

 

표면은 약86㎢ 이며, 가장깊은곳의 빙하 두께는 900m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얼음의 무게는 약 270억톤정도이며, 이는 725만대의 제트점보기 무게와 같습니다.

사람이 마실수 있는 물의 양으로 환산하면, 전세계 사람들이 매일 1리터의 물을 6년동안 마실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현재 빙하는 계속 이동중이며, 1년에 80-90미터씩 밑으로 이동중이라고 합니다.

 

2개의 검은 선은 3개의 빙하가 만날때 형성된것이라고 하네요..

(자세한 설명이 있는데.. 이해가.. 쪼끔.. 저는 화학자라서.. 지질학은... ㅠ.ㅠ)

 

가장 빙하가 많이 형성되었던 시점은 1860년대로 지금보다 3km 정도 더 길었고 높이도 200m 정도 더 높았다고 하네요.

 

 

(산위의 산장)

저 위 (해발 약 3000m)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려고 했습니다.

또한 여름에도 매우 춥다는 이야기를 듣고 잠바를 준비해서 갔지만.. 필요 없었습니다.

(음냐.. 다른 블로그에서 열심히 설명해 주셨었는데... ) 

 

안내표지판에서 융프라우요흐, 아이거, 몽블랑, 마테호른이 써있었네요.

그래서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좀 멀긴했어도.. 찾긴 찾은듯한데.. 그게 확실한것인지.. (긁적긁적... 맞는지.. 틀리는지 며느리도 몰라..)

다만.. 융프라우에서도 이 빙하가 보인다고 하네요. ^^;

 

(와니의 첫 3000m 등산)

와니가 3000m지점에 올라온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산위라서 그런지.. 유모차를 안가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스위스가 유모차와 휠체어에 대해서 이동이 편하다고 하지만.

 

해발 3000m까지는 무리인듯 싶네요.

 

아쉬움을 뒤로한체 약 30분간의 구경을 마치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약수터)

케이블카 중간 기착지에서 약수터가 보이네요.

알프스 물이 내려오는것이라.. 정말 차갑더라고요.

 

와니는 손을 한번 대보곤 다시는 근처에도 가지 않는... (많이 차가웠습니다)

 

그리고는 차를 타고 다시 집으로.. 고고씽..

 

오는동안에... 이리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전날 저녁 후배와 늦은 시간까지 회포를 푸느라.. 잠을 별로 못잤고..

또한 이날 아침에 저희 연구실에 오신 박사님을 역까지 모셔다 드려야 해서..

아침일찍 일어났습니다. (잠이 부족해...ㅠ.ㅠ)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더군요... 운전중에...ㅡ.ㅡ;

 

와이프 "졸려?"

이리 "응 약간"

와이프 "졸리면 내가 운전할까???"

이리 "............................"

와이프 "내가 운전할까????"

이리 "zzzZZZZ 쿨쿨"

와이프 "야~~~~~~~~~~~~!!! 자냐???"

 

크루즈 모드로 전환시켜놓고 졸고있던이리 딱 걸렸습니다.

 

와이프가 운전대를 잡자말자.. 잠이 확깬 이리..

그래서 운전대 대신 사진기를 들었습니다.

 

 

 

 

(시온에 위치한 성)

오다가 후배가 산위에 성을 봤다고 해서..

저는 로잔근처에 호텔학교 겸 호텔을 본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고요.

 

Sion에 위치했는데..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에서도 못찾았습니다.

아무튼 이쁘게 찍었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파노라마 사진)

마지막 파노라마 사진을 끝으로

오늘의 기행문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유난히 요즘에 말이 많아지는 이리인데...

그냥 수다가 늘었으려니 생각하시고..

 

끝까지 읽어주신분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나도 읽기 힘들겠는데.. )

오늘도 좋은하루 행복한 하루 되세요.